주전충은 852년 빈농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당나라 말기 일어난 대대적 농민반란인 '황소의 난'에 참전해 장수의 재능을 드러냈다. 그러나 황소를 배신하고 조정에 항복한 뒤, 그 공으로 절도사에 올랐다.
그의 원래 이름은 주온이었는데, 당 황제 희종으로부터 당나라에 충성하라는 뜻을 담은 '전충'이라는 이름을 받아 개명했다.
주전충은 반란군 잔당을 평정해 양왕으로 봉해졌으며, 환관들의 전횡에 의해 쫓겨난 황제 소종을 복위시켰다. 이때 수백 명의 환관을 학살했고, 본격적인 야심을 드러내며 황제를 협박해 낙양으로 도읍을 옮겼다.
그는 장안을 파괴하고 황족을 대거 살해했으며 소종까지 시해했다.
904년 당의 마지막 황제인 열세 살의 애종을 옹립했는데, 이때 '청류'라 불리던 당나라의 고관 30여 명을 처형해 시신을 황하에 던졌다. 또한 주전충은 함께 황소의 난을 진압한 돌궐족 출신 군벌 이극용과의 권력쟁탈전에서 승리해 실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그를 변경으로 쫓아냈다. 그리고 907년 애종으로부터 황제의 자리를 선양받아 개봉을 수도로 양나라(후량)을 건국하고 당 왕조를 멸망시켰다.
애종은 908년 주전충이 보낸 자객에게 독살됐다.
배신을 거듭하며 중원의 황제 자리까지 오른 양태조 주전충은 나라를 세우고 불과 5년 뒤인 912년 셋째아들 주우규에게 침실에서 암살당했다.
제위를 찬탈한 주유구 또한 1년 후 동생 주우정에게 살해됐으며, 후량의 말제 주우정은 이극용의 아들이자 후당을 건국한 이존욱에 의해 개봉이 함락되자 자결했다. 923년 후량이 멸망한 후 주씨 황족 전부가 참살당했고, 주전충은 부관참시되서 길가에 유골이 버려졌다.
오대십국시대
후량의 뒤를 이어 차례로 건국된 후당, 후진, 후한, 후주까지 중원을 차지한 다섯 왕조 모두 채 20년도 유지하지 못했다. 당시 중국 대륙에서는 이들 왕조뿐 아니라 초, 오, 오월, 전촉, 민, 남평, 남한, 후촉, 남당, 북한이라는 열 개 나라의 흥망성쇠도 이어졌다.
10개국 가운데 대부분은 중앙이 아닌 남방에 있었는데, 한족 이외에도 다양한 민족 구성원들이 있었다.
960년 건국된 송나라가 중국을 거의 재통일하기까지 중원의 다섯 왕조와 변방의 10개국이 약 반세기동안 난립한 이 시기를 일컬어 오대십국시대 라고 한다.